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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공학

선조들의 경험 속에 녹아있는 재료공학

선조들의 경험 속에 녹아있는 재료공학

선조들의 경험 속에 녹아있는 재료공학
선조들의 경험 속에 녹아있는 재료공학

금속의 경우 기계적 성질이 매우 중요합니다. 실제로 과거부터 똑같은 금속을 사용하더라도 그 금속을 어떻게 제련하느냐에 따라서 그 특성이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의 전투 장면을 보면 상대방의 칼을 똑같은 칼로 쳐서 깨는 장면이 나옵니다. 동일한 철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칼이 깨지는 이유는 가공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가공기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예전 우리나라의 금속 가공기술은 상당히 우수했습니다. 검이라고 하면 일본을 떠올리기 쉽지만 과거 유물들을 보았을 때 일본 기술의 시초는 가야국과 백제의 금속가공 기술이라고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에밀레종과 재료공학

경주 국립박물관에 위치한 성덕대왕신종, 일명 에밀레종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성덕대왕신종은 22톤(ton)에 해당하는 상당한 양의 청동을 이용하여 만든 종으로, 만드는 데에만 30년이 소요되었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내부 기포가 없는 종을 만드는 데에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입니다. 그 결과 아름다운 소리를 길게 퍼질 수 있도록 한 종이 완성된 것입니다. 종을 만들고 난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과거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장소를 옮기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22톤(ton)이나 되는 무게의 종을 걸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최상질의 특수강으로 만들더라도 9cm 직경에 해당하는 고리를 만들 수 없었습니다. 만들더라도 계속해서 휘어지고, 부러졌던 것입니다. 최상질의 특수강으로 고리를 만들더라도 최소 15cm 이상의 직경의 고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종에 들어가는 고리는 오직 직경 9cm까지만 가능한 것입니다. 따라서 한동안 성덕대왕신종을 걸어 놓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다 이후 금속가공기술이 더욱 연구되어 종을 걸 수가 있었습니다. 같은 금속이더라도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서 많은 특성들이 달라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최상질의 특수강으로 고리를 만들더라도 휘게 되었습니다. 재료공학적 관점에서 휘거나 혹은 부러지는 현상은 파열(rupture)이라는 개념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왼쪽 그림의 쇠사슬이 완전히 끊어지는 것처럼 재료가 끊어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재료가 깨지면서 끊어지는 현상을 brittle fracture라고 합니다. brittle 하다는 말의 의미는 잘 깨진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금속은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전성(ductile)이 있습니다. 바로 재료가 깨지는 것이 아니라 쭉 늘어나면서 중간에 뚝 끊어지는 특성인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파열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로 나뉘게 됩니다. 하나는 Brittle fracture이고, 또 다른 하나는 Ductile fracture입니다. Brittle fracture는 청동과 같이 합금으로 잘 만들어 놓은 것들이 뚝 하고 깨지는 현상으로 이는 의도적으로 금속을 Brittle 하게 만들어 생긴 성질입니다. 이와 달리 금속을 Brittle 하게 만들지 않은 경우는 Ductile fracture가 발생하게 됩니다. 파단이 된 면을 살펴보면 어떠한 것이 Brittle fracture이고 Ductile fracture인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단서로 활용하여 어떠한 금속 구조물이 파괴가 되었을 때 왜 파열이 되었는지를 알아낼 수가 있습니다.

선조들이 금속 재료의 강도를 향상한 방법

과거의 사람들은 어떻게 금속 재료의 강도를 향상했을까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stranded wires를 활용한 방법입니다. 새끼줄을 떠올리시면 단순히 짚 하나는 튼튼하지 않지만 여러 개의 짚을 꼬아 놓았기 때문에 튼튼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금속의 경우에는 두껍게 만들었을 때 휘지 않아 유연성(flexibility)이 떨어지게 됩니다. 유연성을 유지하면서 두꺼운 재료와 유사한 정도의 강도를 나타내는 금속을 만드는 방법이 바로 재료를 꼬는 것입니다. 금속의 경우 꼬는 과정에서 힘(stress)을 받게 되는데, 이 힘은 압축(compressive)의 형태로 받게 되어 강도가 강해집니다. 재료는 인장력(tensile stress)에 약하고 압축력(compressive stress)에는 상당히 강합니다. 예를 들어 홈을 낸 유리를 반으로 자를 때 홈을 낸 방향으로 당기면 잘 깨지지만 뒤집어 당길 경우는 잘 깨지 않습니다. 이는 뒤집어 당길 경우 압축력을 받기 때문입니다. 왼쪽 그림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금문교(golden bridge) 사진입니다. 다리를 유지하고 있는 선들이 모두 그림과 같은 두꺼운 재료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선 재료의 내부를 살펴보면 이 보다 가는 금속 선들을 계속해서 꼬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구조는 하나의 선이 끊어진다 하더라도 버틸 수 있기 때문에 갑자기 파괴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압축력(compressive stress)이 가해져 훨씬 더 높은 힘(stress)에서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재료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면 바람이 강하게 불 경우 뚝하고 끊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서서히 움직일 수(vibration) 있도록 하여 이러한 현상을 막도록 하였습니다. 이는 재료공학이 만들어낸 금속 성질을 활용한 방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성덕대왕신종에 대해 다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것이 성덕대왕신종을 모방해서 만든 불국사 종입니다. 성덕대왕신종은 하나의 고리로 종을 고정하지만 불국사 종은 쇠사슬로 고정해 놓았습니다. 고리 하나로는 도저히 무거운 종을 메달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선조들이 만든 재료의 미세조직을 살펴보았더니 물결무늬가 나타났습니다. 강하기로 유명한 다마스쿠스 검, 일본도 및 삼국시대 검에서도 나타나고 문양입니다. 이러한 문양은 왼쪽의 그림과 같이 철을 달군 다음 계속해서 접는 과정을 반복하여 나타나게 됩니다. 철의 전성을 이용한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큰 부피의 철을 작은 부피로 압축시키게 되어 물결문양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 문양이 나타나는 금속의 강도는 일반 금속의 강도와 비교하여 훨씬 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복잡한 미세조직 때문입니다. 미세조직에 대해서는 이후에 더욱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이러한 문양을 재현함으로써 성덕대왕신종을 중앙 국립박물관에 걸 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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